민주당 '실세'된 더좋은미래…50명 목소리가 당 움직인다

입력 2023-07-14 17:21   수정 2023-07-14 17:25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혁신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더좋은미래는 5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민주당 내 최대 모임으로, 이들의 의견 표명은 더불어민주당 내 주요 논쟁에서 결정적 변곡점으로 작용하며 존재감을 보여왔다.
더미래 "민주당, 식구 감싸는 정당으로 인식"
14일 더좋은미래는 '불체포특권 포기' 의총결의를 촉구합니다'는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이 시점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민주당이 제 식구 감싸는 정당, 호구한 날 계파다툼과 집안싸움 하는 정당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검찰정권의 부당한 영장청구와 야당 탄압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지만, (민주당은) 불체퐁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의 배경에는 지난 13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가 있다. 이날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찰의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선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의를 공식 선언했으면 한다”며 “혁신위가 제안한 쇄신안을 추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일부 다선 의원들이 반대 발언에 나서면서 민주당은 혁신안 추인에 실패했다.
이재명 체제의 '캐스팅 보트'된 연구모임
민주당에서는 더미래가 이번 사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다시 한번 당내 '캐스팅 보트'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할 지 주목하고 있다. 더미래는 2014년 민주당 초·재선 의원 22명이 중심이 돼 출범한 연구모임이다.

21대 국회에는 초선 의원 26명을 수혈하며 현역의원만 51명에 달하는 최대 모임으로 성장했다. 현재 대표는 재선 강훈식 의원이 맡고 있다. 막대한 인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재명계나 이낙연계 등 특정 세력으로 국한하기 어려운 면면을 자랑한다.

21대 대선 이후로 더미래는 당내 주요 사안에 대한 선명한 입장을 내며 사실상 하나의 계파에 가깝게 작동해왔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에 체류중이던 송영길 전 대표가 '돈봉투 사건'이 터지고 이재명 대표의 요청에도 입국을 거부하자 "당의 전직 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귀국을 촉구했다. 송 대표는 성명 발표 나흘만에 귀국했다.

특히 더미래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3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대규모 이탈표로 가까스로 부결되자 민주당 내부에선 '이재명 대표 사퇴론'이 공공연하게 재기됐다. 이에 더미래는 이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인적 쇄신'를 조건으로 이 대표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더미래가 힘을 실어주자 이 대표는 주요 당직을 교체하고 사퇴론을 넘어설 수 있었다.
중진들 향해 '도전장' 던진 더미래...이번에도 당 움직일까
정치권에서는 더미래의 영향력을 설명하려면, 단순히 50명에 달하는 인원을 넘어 '초재선' '집단지도체제' '계보'라는 배경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더미래는 출범 당시 우원식·우상호 등 86세대가 주축이 됐지만, 언제나 초재선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는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정치권 내 활동이 가장 적극적인 초재선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당내 '발언권'을 언제나 점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명확한 1인자가 없다는 점도 더미래의 영향력을 키웠다. 강훈식 의원이 대표로 있지만, 더미래를 '강훈식계'로 분류하는 이는 정치권 내에서도 드물다. 정책적 사안에 대해서는 김기식 전 의원이 핵심 브레인을 맡지만, 정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내부 토론을 거쳐 의견을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우상호·이인영·박홍근 등 지난 몇년 동안 민주당 원내대표 대부분을 더미래에서 배출하며 쌓인 영향력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홍익표 의원이 더미래 모임에서 최초로 출마 의사를 공개한 것도 더미래가 민주당 내부에서 갖게 된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번 성명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더미래가 당내 중진 그룹을 향해 직접적인 도전장을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의원총회에서 설훈·변재일·전해철 등 당내 다선들이 직접적으로 거부한 혁신안을 되살려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더미래 소속이 아닌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중반에는 '청와대와의 직통선'을 가진 친문 '부엉이 모임'이, 대선을 앞두고서는 '차기 실세' 이재명계가 당을 움직였다면, 야당이 된 지금은 규모와 단합력을 겸비한 더미래가 존재감이 돋보이는 상황"이라며 "지도부와 당 여론이 이번에도 이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더미래는 이재명 대표의 '런닝 메이트'로 위치를 완벽하게 다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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